2012년 딥러닝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이후 많은 분야에서 AI 기술은 기존 기술의 성능을 훌쩍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어 왔습니다. 제한된 환경이기는 하지만 아타리 게임은 2015년, 이미지 인식과 바둑은 2016년에, 피부암 진단과 음성 인식, 포커는 2017년에 인간 수준에 도달했고, 그 외에도 다국어 번역과 Quake 3, 스타크래프트 2 등 다양한 게임에서 AI는 인간에 근접한 성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AI가 인간에 근접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현재의 AI 기술은 인간이 수행할 수 있는 수 많은 일들 중 어느 하나에 특화된 형태일 뿐이며 인간이 보여주는 종합적 사고 능력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VentureBeat에 올라온 글에서는 2021년의 AI Next Step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들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공유된 글에서는 크게 네 가지의 주제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 Hybrid Artificial Intelligence
- Inspiration from evolution
- Reinforcement learning
- Integrating world knowledge and common sense into AI
Hybrid artificial intelligence는 현재 딥러닝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 예를 들면 과도한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점, 전이 학습이 쉽게 되지 않는다는 점, 추론과 지식 표현이 부자연스럽다는 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기존 규칙 기반의 레거시 기술들과 딥러닝 기술을 융합하는 시도를 의미합니다. 물론 나중에는 딥러닝 기술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지도 모르지만, 서로 다른 두 가지 접근법을 하나로 합침으로써 제한된 학습 데이터 양에서 더 효율 높은 시스템을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한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뇌도 통합된 거대한 시스템이라기 보다는 뇌의 각 부분별로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부분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고, 각 모듈들이 특정한 관계로 연결되어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 놓기도 했기에, 딥러닝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됩니다.
Inspiration from evolution은 대량의 학습 데이터에 의한 주입식 학습이 아니라, 주변 환경과의 상호 작용에 의해 점진적으로 학습되는 형태를 의미합니다. 온라인 학습과 유사한 개념으로 보이는데, 실제로 대부분의 생명체들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학습을 진행하며 접해보지 못한 환경에 대해서도 놀라운 강인성을 획득합니다. 이러한 부분은 현재의 딥러닝 기술이 갖추지 못하고 있는 점이라는 측면에서 고민할 가치가 충분해 보입니다.
Reinforcement learning은 게임 분야에서 이미 많이 활용되고 있는 기법인데, 문제와 정답 조합에 의한 학습이 아니라 주어진 환경과 목표를 주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보상을 최대화하도록 학습하는 방법입니다. 생각해보면, 선생님이 지식을 전달해주는 방식이 지도학습이라면, 친구나 동료와의 사회적 관계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학습 과정이 reinforcement learning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지식이 아닌 의사 결정을 학습한다는 관점에서 인간에 가까운 AI를 만들기 위해서 꼭 거쳐야 할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판단합니다.
Integrating world knowledge and common sense into AI는 상식이라는 개념을 AI에 적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단순히 수 많은 데이터로부터 팩트를 검색하는 방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축적된 지식으로부터 논리적 상관 관계를 유추할 수 있어야 하며, 이로부터 논리적 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습 데이터에 포함되어 있지는 않지만 유사한 상황에 대해서 비로소 적응하고 일반화 시킬 수 있는 AI가 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위의 내용들 이외에도 AI 분야에서는 수 많은 새로운 주제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목표를 인공 일반 지능(AGI), 또는 인간에 가까운 형태의 AI라고 한정한다면, 현재 대부분의 AI 태스크들처럼 한정된 환경에서의 문제를 누가 더 높은 성능으로 해결하느냐를 고민하기 보다는 오픈 도메인에서의 종합적 사고 능력을 갖추기 위한 연구들이 꼭 필요하며,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