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개발팀 권은지]
인플루언서(Influencer)의 사전적 정의는 타인에게 영향력을 주는 사람입니다. 오늘날 1인 미디어 채널의 발달로 흥미로운 콘텐츠 업로드를 통해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고 소위 말하는 스타덤에 오를 수도 있습니다. 친근함으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인플루언서들은 다양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팔로워들과 함께 소통한다는 점에서 기업의 마케팅 수단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최근 소셜 미디어에는 실존하는 사람이 아닌 버추얼 인플루언서(Virtual Influencer)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CG(Computer Graphics)로 만들어지는 가상 인물들은 소셜 미디어 환경에서 실제 사람처럼 일상을 소통합니다. 과거에도 가상의 캐릭터는 존재했습니다. 특히, 국내에는 1990년대 타이틀곡 ‘세상엔 없는 사랑’으로 가요계에 데뷔한 사이버 가수 아담이 있습니다. 그는 연예인을 닮은 조각 같은 외모로 음반 20만 장을 판매하고 다양한 업체와 제휴를 맺고 CF 모델로도 활동하였습니다. 하지만 당시 모션 캡처 기술력으로 수많은 섭외 요청을 따라가지 못하는 한계를 경험하고 컴퓨터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설과 군 입대설을 뒤로하고 활동을 마감하였습니다. 오늘날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소셜미디어 환경을 바탕으로 현실과 유사한 상호작용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들은 광범위한 소통력과 뚜렷한 가치관을 가지는 동시에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합니다.
1.릴 미켈라(Lil Miquela)
디지털 슈퍼모델인 릴 미켈라는 로봇공학, 인공지능, 미디어 비즈니스에 대한 프로그램을 다루는 미국의 스타트업 브러드(Brud)에서 제작하였습니다. 타임지가 선정한 인터넷에서 영향력 있는 25인 중 한 명으로, 틱톡과 인스타그램 및 유튜브에서 소통하고 있습니다. 올해 5월 할리우드의 유명 에이전시 CAA와 계약을 맺었으며, 프라다, 겐조, 샤넬, 지방시 등의 명품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2. 슈두(Shudu)
아프리카계 모델 슈두는 영국의 사진작가 캐머론 제임스 윌슨(Cameron James Wilson)이 3D 이미지 기술을 통해 제작하였습니다. 다수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하였으며, 팝 가수 리한나의 뷰티 제품 브랜드에서 개성 넘치는 모델로 활동하며 유명해졌습니다.
3. 콜로 넬(Colonel)
미국의 패스트푸드 음식점 KFC의 창업자 커넬 샌더스(Colonel Sanders)의 젊은 시절을 모티브로 하는 모델 콜로 넬(Colonel)은 자사 브랜드의 소통 강화를 목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는 메뉴를 소개해 주고 일상을 업로드하며 긍정적이고 밝은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타 브랜드와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4.이마(Imma)
주위에 있을 법한 평범한 여자아이를 컨셉으로 하는 이마(Imma)는 일본의 CG(Computer Graphics) 회사 모델링 카페(Modeling Cafe)에서 제작되었습니다. 제작사의 언론 인터뷰에 따르면, 그래픽을 통해 만들어진 머리와 실제 사람의 모습을 사진 찍은 후 합성하는 형태라고 합니다.
5. 한유아(Han YuA)
국내에서도 다양한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이 활발한 활동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스마일게이트의 가상현실 게임 여주인공 ‘한유아’, LG전자가 CES 2021에서 선보인 ‘김래아’, 신한 라이프 광고에 등장하는 ‘로지’ 등이 있습니다.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크게 두 가지 장점을 가집니다. 첫째, 기술 구현 능력만 있다면 시간과 공간 제한 없이 다양한 장소에서 활동이 가능합니다. 둘째, 메이크업, 스튜디오 대여 등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고 활동 기간에 제약이 없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의 사생활 리스크는 존재합니다. 실제로 포르쉐를 타고 다니며 LA의 고급 호텔을 다니는 미국의 상류층 캐릭터 버뮤다(Bermuda)는 정치적 견해를 뚜렷하게 가지고 기후변화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소신 발언을 합니다. 또 같은 회사 소속인 릴 미켈라(Lil Miquela)의 계정 해킹을 시도하게 됩니다. 이후 해외 유명 잡지사는 버뮤다(Bermuda), 릴 미켈라(Lil Miquela) 두 가상인물의 사이에 관한 스캔들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인공지능과 더불어 가상의 인물이 도덕적 물의를 일으켰을 경우 누가 책임을 가지는지에 대해서도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인간은 실제와 가상을 계속 고민해 왔습니다. 1960년대 예술 분야에서는 사진이나 실제 사람처럼 그림을 그리는 극사실주의 화풍이 주목받았습니다. 1980년대 프랑스의 철학가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처럼 인식되는 것을 시뮬라크르(Simulacre)라고 정의하였습니다. 기술 고도화와 긍정적인 시장 전망을 바탕으로 가상 모델 에이전시도 급부상하고 있는 요즘, 한층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온 오프라인 범위를 허물고 있는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이 어떻게 활동해 나갈지 더욱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