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개발팀 권은지]
어릴 적 상상화를 그림 그리면 우주 공간에 있는 로봇이 단골 소재였습니다. 돌아보면 만화에서(은하철도 999) 기차를 움직이는 인공지능 컴퓨터 기장에서부터 최근 개봉한 휴먼 노이드 영화들까지 미디어에서 인공지능은 하나의 중요한 소재로 등장해 왔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농담을 주고받는 친근한 친구, 행동을 서포트 해주는 스마트한 비서, 사랑에 빠지게 되는 감성적인 동반자 등 다양한 형태로 등장합니다. 대부분의 주인공은 이러한 인공지능에 깊은 애착을 느끼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로봇이 주인공에게 사소한 실수를 하는 장면도 많이 등장합니다. 난처하고 곤경한 상황에 주인공을 빠뜨리고, 미안해하고, 오해를 풀고 서로를 더 알아가는 등 이로 인해 영화의 시나리오가 풍부해지기도 합니다. 이는 인공지능이 아닌 사람이라 해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시나리오입니다. 현재 우리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어린아이도 어른처럼 바로 행동할 수는 없습니다. 가족, 선생님을 비롯해 주위 친구들로부터 배우며 자아를 형성해나갑니다. 잘못된 행동을 하면 혼나기도 하고 반성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인공지능이든 인간이든 데이터와 경험(Input)을 바탕으로 사고하고 반응(Output) 합니다.
1950년, 영국 출신의 수학자 앨런 튜링(Alan Mathison Turing)은 계산 기계와 지성(Computing Machinery and Intelligence)이라는 논문에서 튜링 테스트(Turing Test)를 제안하였습니다. 기계가 인간과 얼마나 유사하게 대화를 진행할 수 있는지를 판별하고자 하는 시험이었습니다. 질의자와 응답자를 두고 어느 쪽이 컴퓨터인지 판별하는 형태입니다. 당시에는 지능을 가진 기계(Intelligent Machinery)라는 문구를 사용하였는데 오늘날의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과 유사한 개념입니다.
최근 미국의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MIT University of Pennsylvan)은 심플한 미니멀 튜링 테스트(Minimal Turing Test) 방법을 제안하였습니다. 단 하나의 단어로 인간과 기계를 구분하는 방법입니다. 1차 실험에서 그들은 기계는 어렵지만, 사람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단어를 선택하도록 하였습니다. 그 결과 가장 많은 비중은 감정, 지각 등 마음과 관련된 단어였습니다. 이후 2차 실험에서 인간이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단어를 질문하였습니다. 그 결과 사랑, 자비, 연민 등의 단어들이 많이 선택받았습니다. 연구진은 인공지능과 사람의 마음을 구별할 때 개인의 주관적인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하였으며 해당 연구결과는 실험사회심리학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에 실렸습니다.
오늘날 일부 개발자들은 미디어가 감성적인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고 불평을 하기도 합니다. 사람들의 기대치는 굉장히 높지만 현실 속 인공지능은 인간의 감정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힘들고 이제야 조금 데이터를 학습하고 있는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생각과 감성이라는 용어 자체가 너무 포괄적이라 만능형이 아닌 서비스의 특성과 사용 맥락 등 분야별로 세분화하여 정리하는 것도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제공 하고자하는 인공지능 서비스에서 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파악하고 행동 변수(Behavioral variables)와 행동 패턴 매핑(Behavior patterns mapping)을 통해 서비스의 핵심 기능을 도출하는 것입니다. 최근에 진행되고 있는 인공지능 연구들은 사용자가 필요한 것을 보조해 주는 수동적인 서비스를 뛰어넘어 개인의 상황을 인지하고 제안하는 적극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저마다의 개성을 가지고 사람의 감정을 닮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향후 기술의 발달로 인공지능과 소통하는 빈도는 갈수록 점점 늘어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관계는 감정 교류와 기대감을 기반으로 점점 더 친밀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