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비약이 있기는 하지만 AI 알고리즘에 물리적 장치를 추가한 것을 지능형 로봇이라고 본다면, 아마도 향후 가장 많이 보급될 지능형 로봇은 자율주행차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좀 궁금해져서 자율주행차에 대한 서베이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아래 링크에 읽어본 자료 공유합니다.
자율주행차 이야기를 할 때 매번 나오는 것이 Level 입니다. 자료에 따르면 Level 1(driver assistance)은 조향 혹은 감가속을 콘트롤해주는 보조 장비 (예: Adaptive Cruise Control), Level 2(partial automation)는 조향+감가속 (사람이 계속 지켜봐야함), Level 3(conditional automation)는 인간의 개입 없이 운전 가능한 수준이지만 인간이 언제라도 개입하여 제어를 할 수 있음, Level 4(high automation)는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경우 완전한 자율 주행 가능, Level 5(full automation)는 언제라도 자율 주행. 이렇게 설명하고 있네요. 이 분야에서 제일 앞서 있다는 Tesla도 공식적으로는 Level 2입니다. (첫 Level 3 차량은 Audi가 될거라는 소문이 많네요)
자율주행차는 현대 기술의 총아라고 불릴만큼 각종 센서, AI 알고리즘, 기계 장치 등 온갖 하이테크 기술들로 가득하고, 링크의 자료에서는 꽤 자세하게 잘 요약이 되어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분야에 대한 지식은 많이 부족하지만, 기술 자체가 아니라 사회적 합의에 대한 몇 가지 생각이 들어서 적어봅니다. 먼저, “인식” 기술의 성능은 결코 100%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는 100%라고 가정하고 나머지 부분을 만들 수 없음) 일반적인 인식 알고리즘들은 모두 false acceptance와 false rejection간 trade-off 지점을 맞추게 되는데, 오인식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용인할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있습니다. 인간 수준의 반응 속도로 역산하여 용인할 것인지? 그러나 딥러닝은 반드시 그런 형태로 인식 오류를 내지 않습니다.
또한, 많이 논의되어 왔듯이 사고 책임을 누구한테 지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어렵습니다. 제조 업체? 판단 알고리즘? 소유자? 보험사? 그나마 낮은 Level에서는 운전자의 주시 책임을 요구하므로 관계 없지만, 높은 Level로 가기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조금 더 복잡한 예를 들어보자면, 예를 들어 급제동은 늦었고, 그냥 가면 보행자가 있고 (내 차는 무사), 피하면 든든한 SUV와 부딪혀야 한다면 (내 차 박살) 자율주행차가 본인을 “희생”하고 보행자를 구하는 선택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기술적으로 가능해 보이긴 합니다)
이처럼 자율주행차는 “real-world”에서 동작하는 실체가 있으므로 사회적 합의, 또는 법률적 규제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기술 관점에서만 보자면, 평균적으로 인간보다 낮은 실수를 하고, 평균 사고율이 인간보다 낮기만 하다면 된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일단 발생한 사고의 원인을 설명할 수가 없다면 (딥러닝이 보통 그렇듯) 인간은 그것을 용인할 수 있을까요?
(궤변) 자율주행차를 완벽하게 만들기 어렵다면 “real-world”를 간단하게 만들면 됩니다. 주변에 등장하는 물체들이 어떤 것이고, 어떻게 움직이는지 “참 값”이 오류 없이 항상 미리 전달되도록 하고, 사회적 합의나 법률적 규제를 무시합니다. 책임도 면제하고, 아니 충돌해도 아무일 없이 지나가도록 합니다. 다들 뭔소리냐 하시겠지만 “real-world”를 “virtual world”로 전환하면 얼마든지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게임에서는 위의 모든 것들이 쉽게 가능하며 간단한 알고리즘만으로도 (예: 자동사냥) 문제 없이 동작합니다. 그건 자율주행차가 아니라고 하시면 네 맞습니다. 다만 Strong AI로 가는 중간 단계, 불완전한 버전을 “real-world”에 내놓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게임에 먼저 적용해 보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기껏해야.. 좀 혼나고, 서버 롤백하는 정도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