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ive AI기술팀 정재철]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게임 쇼 G-STAR 2024가 부산 BEXCO에서 11월 14일 부터 17일 까지 진행됬습니다. G-STAR 2024에 참가한 여러 게임 사의 게임들 가운데 AI 기술이 적용된 부분에 대해서 소개하고 느낀 점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G-STAR 2024
G-STAR는 1995년부터 2004년까지 열렸던 대한민국게임대전(KAMEX)을 잇는 게임 쇼로 명칭은 Game Show & Trade, All-Round의 약자입니다. 행사는 2005년 부터 매년 개최되어 왔으며 보통 세계 3대 게임 쇼로 인정받는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 TGS(Tokyo Game Show), Gamescom에는 조금 못 미치지만, 해외 게임 개발사도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정도로 주목 받는 행사입니다. 특히 올해는 행사 20주년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행사 구성은 크게 3가지 B2B 전시, B2C 전시, G-CON으로 나눌 수 있는데 B2B의 경우 게임 관련 업체 관계자들이 비즈니스 미팅을 하기 위한 전시로, 자사 게임이나 게임 관련 솔루션을 업계에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참가하기 때문에 흔히 생각하는 게임 쇼의 시연이나 행사는 없고 간단한 소개 자료 정도만 전시합니다. G-CON은 게임 업계 관련 유명 인사들을 초청해서 진행하는 콘퍼런스로 게임 관련 개발, 디자인, 문화 등의 다양한 주제로 진행됩니다. B2C 전시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게임 쇼의 행사 대부분이 진행되는 전시로 신작 게임 시연, 게임 개발사의 이벤트, 게임 IP 상품 판매 등이 진행됩니다.
이전까지 게임 관련 AI 기술 적용
게임 개발자가 게임을 개발하고, 개발된 게임을 게임 유저가 실행하기 까지 해당 시점의 최신의 컴퓨팅 기술 적용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업무에 고성능 컴퓨터가 필요한 경우가 아닌 일반인의 경우 신작 게임을 돌리기 위해서 고성능 컴퓨터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게임 개발에는 컴퓨팅 하드웨어에 대한 최적화, 그래픽 출력, 서버 등의 많은 컴퓨팅 기술이 적용되지만 그 중에서도 시각적 품질에 관련된 기술이 게이머들에게 좋은 반응을 끌어내기 좋았고 그 때문에 그래픽 관련된 최신 기술들이 특히 많이 적용되고 주목 받아왔습니다. 최초의 전자 게임은 의견이 분분하지만 70년대 Atari 시절이 그 시작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당시 2D 이미지 기반으로 게임 그래픽을 적용하기 시작했고, 흑백 이미지에서 컬러 이미지로 점점 발전해 나갔습니다. 그리고 3D 그래픽, AR, VR 등 더 진보된 그래픽이 적용되고 해상도도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최신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적용해 오면서 자연스럽게 컴퓨터 비전 분야에서 많이 쓰이기 시작한 vision AI 기술도 게임 개발에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시작은 2018년 Nvidia가 신형 GPU RTX 20 시리즈를 발표하면서 DLSS(Deep Learning Super Sampling)를 공개한 것입니다. 이후 21년도에는 경쟁사인 AMD 에서도 비슷한 FSR(FidelityFX Super Resolution) 기술을 공개했습니다. 이 기술들은 저 해상도로 만들어진 GPU 출력 화면을 AI를 활용하여 고 해상도로 바꾸어 출력하는 것으로 고 해상도 출력을 효율적으로 돕는 기술입니다. DLSS 1.0 기준으로 각 게임 별 출력 화면을 Super Resolution 모델이 학습하여 적용하는 방식으로 초기에는 처음부터 고 해상도로 생성한 결과보다 떨어지는 품질을 보여서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DLSS 2.0에서 게임 별 학습이 필요 없고, 고 해상도 생성 결과와 유사하거나 더 좋은 결과 품질을 보이면서 인정 받았고, DLSS 3.0에서는 Frame Generation 관련 AI 기술을 활용하여 출력 해상도 뿐만 아니라 출력하는 초 당 프레임(FPS)까지 강화하는 기술로 발전했습니다.
최근에는 더 나아가서 그래픽 기술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게임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게임 개발 단계 혹은 게임 자체에도 AI 기술이 적용되는 사례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22년에 이전과는 비교도 안되는 수준의 vision 생성 모델 stable diffusion이 공개된 이후 계속해서 발전하는 vision 생성 모델들을 활용하여 게임 개발 아트 디자인 분야에서 이 기술을 활용하여 개발 편의성을 올리기 위한 시도들이 늘어나고 있고, 3D 생성, Video 생성 등 파생/발전 기술들에 대한 관심과 적용 빈도도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물론 개발 분야에서의 AI 기술 적용의 경우 실제 사용할 디자이너들의 거부감과 개발 과정이 공개되어 있지 않는 등의 이유로 실제 얼만큼 적용되고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몇몇 개발자가 관련 사례에 대한 강연을 하거나, 관련한 강의가 늘어나는 등의 변화가 있는 것으로 보아서 AI 기술을 개발 단계에 적용하는 것은 기정 사실로 보입니다.
또한 더 나아가서 아예 KRAFTON 산하 ReLU Games의 경우 개발 단계에서 AI 기술을 활용하는 것을 넘어서 AI 기술을 활용한 게임(GPT-4o 언어모델 기반의 추리게임: 언커버 더 스모킹 건) 개발을 목표로 하여 출시하여 호평을 받는 등의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G-STAR 2024에서 볼 수 있었던 기술 적용
우선 행사에 참가하기 전에 기대했던 만큼 기술을 적용했던 회사도 있지만, 예상 외의 회사와 기술도 있었습니다. 예상했던 회사를 먼저 소개하면 물론 KRAFTON입니다. KRAFTON은 이번 행사에서 딩컴 투게더, 하이파이 러시, 인조이,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 프로젝트 아크 이렇게 5가지 게임을 기반으로 참가했는데, 이 중에서 AI가 적용된 게임은 인조이,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 이였습니다.
인조이의 경우 심즈 시리즈와 유사한 게임으로 게임 내의 인간인 ‘조이’의 삶을 관찰하는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심즈와의 차별점은 개선된 실사 그래픽, 더 자유로운 커스터마이징, 키보드를 활용한 ‘조이’ 조작 기능등이 있습니다. 여기 더해서 중간 중간 AI 관련 기술이 적용된 것도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이’의 복장 커스터마이징 부분에서 AI를 활용하여 생성된 texture를 적용하거나, 사진 기반으로 게임 내 3D 에셋으로 변환해주는 3D 프린터 기능, iPhone의 Face ID의 센서 기반으로 ‘조이’의 얼굴 표정 연동 이 게임에 적용된 AI 기능입니다. 이러한 기능들의 경우 실제로 시연해 봤을 때 크게 인상적이지는 않았지만, 게임에 필요 기능으로 잘 어울리게 적용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기초적인 단계로 보여지지만 추후에는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마이룸 커스터마이징 등이 컨텐츠로 제공되는 게임이라면 AI 기술 기반으로 높은 자유도를 구현하는 것이 좋은 평가를 받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름이 긴 이 게임은 AI 기반 음성 인식을 활용한 게임으로 캐릭터, 배경 이미지 역시 AI로 생성한 것이 특징입니다. 게임 방식은 주어진 문장을 읽으면 그 것을 AI 음성 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평가하여 점수를 매기는 방식입니다. 현재는 스토리 기반 혹은 TTS 와 대결하는 싱글 게임 모드와 온라인 1:1 대전 모드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게임의 시연은 음성 인식 게임 특성 상 외부 부스에서 희망 참여자가 1명씩 나와서 1:1 대결을 진행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재밌는 상황이 많이 나와서 상당한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게임은 처음 접했을 때 AI를 가지고 이런 게임을 상상할 수 있다는 것에 감탄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앞서 말씀드린 인조이의 경우 기존에 게임에서 제공하는 기능을 고도화 하는데 AI 기술을 적용했다면, 이 사례의 경우 AI 기반으로 아예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점에서 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며….
생애 처음으로 구경한 G-STAR 2024의 경험은 2일 밖에 구경을 못한 것이 아쉬울 정도로 정말 재미있는 경험 이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업무 특성 상 게임 회사에서 근무하면서도 저의 전문 분야와 게임을 같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더욱 의미 있는 경험 이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픽 기술과 AI 기술의 조합, AI를 활용한 게임 혹은 대세가 되어가는 개인 미디어 환경에 대한 AI 적용 등에 AI 기술 활용 대해서 시각을 넓히고, 다른 회사들은 어떤 식으로 AI 기술을 바라보고 적용하고 있는지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