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서비스팀 김상우]
AI 기술이 날로 발전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AI 칼럼을 작성하는 이 공간 안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말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AI 기술 말고, 창작물 속에서 소개되는 AI에 대한 인식은 어떨까요? 소설, 영화, 게임 등의 창작물 속에서 등장하는 “AI 캐릭터”가 주로 가지는 역할이, 과거와 현재 사뭇 다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1900년대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AI 캐릭터의 역할
최초로 “인공지능” 이라는 개념이 ‘작품’에서 등장한 것은 영국의 작가 사무엘 버틀러가 1872년 출간한 “에레혼”이라는 소설입니다. 다윈이 출판했던 종의 기원과, 영국의 산업 혁명 시절 개발된 기계, 이 둘의 영향을 받아 처음으로 인공지능에 대한 발상을 처음으로 분석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기계가 진화해 인류를 위협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모든 기계의 씨를 말리게 된 해당 작품명과 동명의 가상 국가 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였는데요, 당시 산업화로 인한 기술 발전, 그리고 그로 인한 비인간화 확대일로였던 당시의 영국 사회를 풍자하는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는 문학을 넘어서, 영화 속에서 등장한 인공지능이라고 하면 뺄 수 없는 작품이 두 가지가 있는데요, 바로 ‘2001:스페이스 오디세이’ 입니다. 1968년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감독한 SF영화이며, 각본은 아서 C. 클라크가 스탠리 큐브릭과 함께 작업했죠.
여기서는 HAL9000이라는 인공지능 컴퓨터가 등장합니다. 작중 2001년, 목성의 탐사를 위해 디스커버리 호가 우주인들과 해당 컴퓨터를 태우고 항해 중이었으나, 우주인들이 HAL이 고장났다고 판단하여, 우주선에 관련된 필수 기능만 제외하고 우주선에서 분리시키려 하자, 이들의 입모양을 읽은 HAL이 반란을 일으켜 승무원들을 살해하기 시작합니다. 우주인 중 한명이었던 데이비드 보먼은, 목숨을 걸고 우주복 없이 비상 해치를 통해 HAL의 모듈을 제거하는 데 성공합니다.
이외에도 매트릭스에 등장하는 ‘스미스 요원’ 등의 프로그램 등이 인공지능 캐릭터로서 등장합니다. 이렇듯 1900년대부터 인공지능 캐릭터들은 계속 등장해 왔는데, 대부분의 작품 속에서 인공지능이 가지고 있는 포지션은 ‘악역’이거나, 디스토피아적 세계관 속에서 (그들의 입장에서는) 암울한 결말을 맺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주로 악당이나 위협적인 캐릭터로 등장하는 것이지요.
요즘은 어떨까?
대부분의 작품에서 인공지능이 암울한 시대를 배경으로 한 악역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주로 ‘터미네이터’나 ‘매트릭스’ 시리즈로 유명한 ‘기계의 반란’, 혹은 고뇌와 내적 갈등을 통해 ‘모두 부수어 버리겠다.’는 결론을 내려버리는 ‘어벤져스’의 울트론 등, 인공지능은 대부분 악역이나, 인간과의 대척점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았죠.
하지만 꼭 인공지능 캐릭터가 악역이기만 했던 것은 아닙니다.
사이버펑크 2077은 초거대 기업들이 인류의 삶의 거의 대부분을 통제하고, 나머지는 갱단이 지배하는 미국의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입니다. 타이틀에 붙은 “2077”은 년도를 의미하는 만큼, 상상 속 미래의 기술이 자세히 묘사되어 있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이 사진의 이름에서 그러하듯, 해당 작품에는 “델라메인 AI”라는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델라메인은 작중에서 주인공 일행을 보호하는 등의 조력자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죠. (물론 이후 퀘스트의 분기점에 따라, 엔딩이 다양해지긴 하지만요.) 인공지능이 탑재된 자동차가 있는 작품은 많았지만, AI가 사업체를 단독 운영한다는 점에서는 꽤나 파격적인 설정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이외에도 인공지능 캐릭터는,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의 ‘부관’이나, ‘아이언 맨’ 시리즈에서 등장하는 ‘자비스’ 등의 인공지능 조력자, ‘매트릭스’ 시리즈의 ‘오라클’ 등, 조언자의 역할로서 등장하고 있죠.
다양화되고 있는 창작물 속 AI들
인공지능이라는 개념이 1900년대와 달리 점점 현실로 다가오게 되며, 다양한 작품 속에서의 ‘인공지능 캐릭터’의 포지션 역시 다양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유형의 AI 캐릭터는 각자의 역할과 특징을 가지며, 이야기의 전개와 주제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됩니다. AI의 역할은 이야기의 목적과 설정에 따라 다양하게 변할 수 있으며, 인공지능이 주요 주제로 다뤄지는 작품도 늘어가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알고 있는 창작물 속 ‘인공지능 캐릭터’ 중, 누가 가장 마음에 들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