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or Research Team Yoo Hee-Jo]
최근 Google, Microsoft와 같은 월드 클래스의 빅테크 기업, 그리고 한국 내에 있는 많은 IT 업체들은 메타버스가 미래이며 메타버스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끊임없이 발표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 가장 큰 화두가 되었던 업체는 역시 얼마 전 이 곳에서도 소개된 적이 있는 Meta, 구 Facebook 일 겁니다. 너무나도 중요성을 부각한 나머지 사명까지도 바꿨죠 (link). 그러나 바로 그 Meta에서 얼마전 이런 최근의 추세에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존 카맥(John Carmack)입니다.
존 카맥은 게임계에 있어서 전설적인 인물입니다. 1인칭 슈팅 게임(FPS)의 시초라고도 할 수 있는 울펜슈타인 3D, 둠, 퀘이크의 아버지죠. 2013년에는 오큘러스의 CTO가 되었다가 오큘러스가 Facebook, 지금의 Meta에 인수되어 존 카맥 또한 Facebook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존 카맥은 메타버스라는 개념 자체에 대해 부정적은 입장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키노트 초반에 “나는 메타버스에 정말로 관심을 갖고 있고 그 비전에 동의한다(I really do care about the metaverse, and I buy into the vision).” 라고 말하며 메타머스에 관심을 갖고 있음을 주장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지금의 메타버스를 향한 자사(Meta)의 푸시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해왔다고 이야기하고 있죠. 존 카맥이 하는 주장의 핵심은 ‘메타버스는 푸시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기술들의 발전에 의해 자연스럽게 성립하는 것’ 이라는 점입니다. 지금의 메타버스에 대한 푸시를 “건축 우주비행사를 위한 꿀단지 함정(a honeypot trap for architecture astronauts)”에 비유하며 이를 실제로 구현하는데 필요한 계획은 건너뛰고 있다고 비판하였습니다.
사실 ‘비전’은 언제나 아직 현실에 없는 것을 이야기해야 하고, 현실의 기술보다 앞서 나가야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야만 제시된 비전이 기술의 발전 방향을 결정하고 해당 분야의 발전을 가속하게 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존 카맥의 주장은 ‘비전’인 메타버스에 과하게 현실적인 잣대를 들이댄 것으로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동시에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메타버스에 대한 너무나도 거대한 기대를 볼 때마다, 그리고 그 기대가 아직 도달 불가능한 기술적 한계를 초월한 영역을 요구하는 것을 볼 때마다 언젠가 그 기대를 충족하지 못할 때 일어날 거대한 후폭풍을 감당할 수 있을지 불안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존 카맥이 키노트에서 언급한 것처럼 ‘월드룸에서 16명의 사람들과 채팅하는 것’은 지금의 메타버스 비전이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요구되는 것은 ‘현실감 넘치는 혹은 현실 이상으로 웅장한 가상 공간에서 수천 수만명의 사람들이 같이 활동하는 공간’이며 이 거대한 세상을 짜맞추기에는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퍼즐 조각이 아직 많이 부족해보이니까요.
존 카맥의 키노트는 이하의 유투브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Reference
John Carmack issues some words of warning for Meta and its metaverse plans, Ars Technica, 2021-10-30, https://arstechnica.com/gaming/2021/10/john-carmack-sounds-a-skeptical-note-over-metas-metaverse-plans/
John Carmack, a key architect of Facebook’s metaverse, is pretty bearish on its prospects, Fortune, 2021-10-29, https://fortune.com/2021/10/29/john-carmack-facebook-oculus-metaverse-mark-zuckerberg/
전설적 개발자 존 카맥, 메타버스 작심 비판… “머리를 쥐어뜯고 싶어”, 디스이즈게임, 2021-11-01, https://m.thisisgame.com/webzine/news/nboard/4/?n=135952